아이언맨의 심장이었던 금속
‘메탈버스(metalverse)’는 금속인 메탈(metal)과 세계관을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어질 금속시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연재물의 제목이다.
메탈버스는 국내 최대의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LS니꼬동제련의 콘텐츠 지원을 받아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내용은 ‘아이언맨의 심장, 팔라듐‘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이다.
■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서 유래한 금속
21세기에 가장 인기 있는 영화로 마블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 헐크,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캡틴 마블 등 수많은 수퍼 히어로들이 떠오르는데,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는 토니 스타크, 바로 아이언맨일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있게 한 아이언맨은 팔라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막강한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수트를 입고 지구와 우주를 누비던 아이언맨의 심장엔 팔라듐이란 금속이 있다. 팔라듐은 테러를 당한 토니 스타크의 몸 속에 박힌 폭탄 파편들이 더 이상 파고 들지 못하게 막아주는 전자석의 역할을 하고, 동시에 엄청난 힘을 발생시키는 아크 리액터의 에너지원으로 쓰였다. 아이언맨의 심장과도 같은 금속인 셈이다.
팔라듐(Palladium)은 화학 원소로 기호는 Pd, 원자 번호는 46이다. 전이 금속에 속하는 은백색의 희유원소로 백금족 원소에 속한다. 백금과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며, 구리나 니켈 광석에서 추출된다. 주로 촉매와 장신구로 사용된다.
1802년 독일의 천문학자 하인리히 올베르스는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하고 ‘팔라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당시에 별이나 천체에 신화 속 신이나 영웅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팔라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다른 이름이다.
이듬해인 1803년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하이드 울러스턴은 조제백금((粗製白金: 순도가 낮은 거친 백금)으로 백금을 만들다가 새로운 금속을 발견하는데, 바로 전년에 올베르스가 발견한 소행성 팔라스에서 이름을 따와 팔라스의 금속이라는 의미로 ‘팔라듐’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렇게 지혜의 여신 아테나(팔라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테나의 금속 팔라듐이 탄생하게 되었다.
올러스턴은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된 백금 광석을 왕수로 녹인 후 수산화 나트륨으로 중화시키고 이를 다시 염화 암모늄과 반응시켜 백금을 분리해냈다. 여기에 사이안화 수은을 가하자 사이안화 팔라듐이 생성되었는데 이를 가열하여 순수한 팔라듐을 얻었다.
팔라듐은 은백색의 광택이 있는 무른 금속으로, 백금과 성질이 비슷하다. 백금족 원소 중 녹는점과 밀도가 가장 낮다. 연성(늘어나는 성질)과 전성(펴지는 성질)이 뛰어나며 저온에서는 강도가 높아진다. 진한 질산과 고온의 진한 황산에 녹으며, 분말 형태가 되면 염산과도 반응한다. 상온에서는 산화되지 않고 800°C 이상의 고온에서만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 팔라듐(PdO)를 생성한다.
팔라듐은 자연에서 금이나 백금족 원소들과의 혼합물 형태로 발견된다. 2007년 기준으로 러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원자로에서도 팔라듐이 생성되기는 하지만 실용적인 목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아이언맨의 심장과도 같은 팔라듐은 치과 소재로 사용할 정도로 인체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인데, 아이언맨이 팔라듐 중독으로 죽어간다는 영화 설정은 넌센스이자 영화적 상상력일 뿐이다.
(*팔라듐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 참조 https://youtu.be/VCEWOlNQDO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