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는 금·은보다도 귀한 대접
가볍고, 단단하며, 충격 흡수도 탁월해 자동차 수요 커져
알루미늄캔, 빠르게 무한히 재활용 가능..에너지 소비 기존 5% 수준
'메탈버스(metalverse)'는 메탈(metal)과 세계관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어질 금속시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연재물의 제목이다.
앞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하는 메탈버스 연재시리즈는 국내 최대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노벨리스코리아의 콘텐츠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알루미늄은 음료 캔, 식품 포장재, 건축자재, 자동차 차체, 항공우주, 전자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21세기 들어 이차전지 소재, 태양광 설비 등 미래 신산업에 적용되면서 대표적인 그린 메탈(green metal)로 분류되고 있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알루미늄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중립의 필수 금속, 알루미늄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1 알루미늄은 멀티플레이어
알루미늄은 수백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해 왔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항상 다른 원소와 결합하는 특성 때문에 금속 상태의 순수 알루미늄은 19세기까지 발견되지 못했다.
1825년 덴마크의 화학자 한스 외르스테드가 광석으로부터 순수한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알루미늄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알루미늄은 복잡한 생산 과정과 높은 생산 비용 때문에 금, 은보다 더 희귀하고 가치 있는 금속으로 여겨져 나폴레옹 3세는 특별한 귀빈을 대접할 때에 알루미늄으로 만든 식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알루미늄은 손 안의 스마트폰,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하늘 높이 솟은 마천루, 화성 탐사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생활 필수품에서 차세대 혁신 제품에 이르기까지 알루미늄이 현대인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비결은 다재다능한 금속적 특성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가벼우면서도 강하다. 비중이 철이나 동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단위 무게당 강도(비강도)가 뛰어나다. 순수 알루미늄은 강도가 크지 않지만, 합금 원소를 첨가하거나 열처리를 하면 특수강에 필적하는 강도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이 빛을 발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강도 알루미늄을 후드, 펜더, 지붕, 차체 등 주요 부품에 적용하고 있다. 알루미늄 차체를 사용하면 철판 사용시보다 차량의 무게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은 철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돌 사고 시 차체가 충돌 에너지를 많이 흡수해 탑승자 보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미국 연방 규제 기관의 충돌 테스트를 거친 모든 알루미늄 차체 자동차와 트럭은 안전 등급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아 안전성을 입증한지 오래다. 가볍고 강한 알루미늄의 특징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의 알루미늄 수요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상온에서 가공성이 뛰어나고 은백색의 미려한 표면을 가진 것도 장점이다. 양극 산화피막 처리(아노다이징)를 하면 표면 경도가 증가하고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더 얇고, 가볍고, 세련되게 진화하는 휴대폰, 노트북, TV 부품과 외장재에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이유다. 알루미늄의 열전도율은 철보다 5-7배 우수해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는 전자제품과 배터리, 열교환기, 태양열 집열기에 효과적인 소재다.
가장 대중적인 알루미늄 제품을 꼽으라면 음료 캔을 들 수 있다. 알루미늄은 가장 이상적인 음료 패키징 소재다. 가볍고 경제적이며 냉각 속도가 빠르고, 공기, 빛, 습기로부터 내용물을 완벽하게 보호한다. 알루미늄캔 표면은 제품 브랜딩을 위한 완벽한 캔버스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다른 소재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알루미늄의 장점은 친환경성이다. 알루미늄은 녹는점이 낮아 적은 에너지로 녹여 재활용하기 쉽고, 품질 손상 없이 무한대로 반복해 재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이다. 알루미늄을 재활용하면 천연자원에서 알루미늄을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의 95%를 줄일 수 있다. 소비자가 마시고 버린 음료 캔을 깨끗이 수거해 재활용하면 불과 60일 만에 새로운 음료 캔으로 재탄생해 판매된다. 알루미늄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친환경 소재다.
알루미늄이 상업생산에 활용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혁신적인 신기술이 알루미늄의 성장 잠재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태양광 나노 테크놀로지,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등 많은 신기술이 21세기에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