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결정에…韓 “현지화 전략 고민해야 할 것”

(이슈)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결정에…韓 “현지화 전략 고민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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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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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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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전격 발표
쿼터에 묶인 한국철강, 미국 점유율 2~3% 수준
韓 철강업계, 가진 것 지켜야…日 철강 글로벌 파워↑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결정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품 경쟁력과 장기 엔저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철강재와의 글로벌 수출 시장 다툼에서 자칫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망 확대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철강사 일본제철(Nippon Steel)은 18일(현지시간) 미국 US스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제철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자회사 Nippon Steel North America를 통해 주당 55달러의 전액 현금 거래를 통해 US스틸을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149억달러다. 

일본제철은 “이번 US스틸 인수는 세계 최고의 제조 및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일본제철이 고객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리적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US스틸 인수를 통해 일본제철의 조강 생산능력은 기존 4,437만톤에서 8,600만톤 수준까지 대폭 늘어나 세계 3위 수준까지 올라선다. 아울러 일본제철은 연간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을 1억톤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본제철은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증가와 함께 고급 철강 수요 대응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향후 전기차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기강판 등 고급 철강재 공급 증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  연간 美 철강 수요 9,500만톤…한국산 수출 쿼터 묶여 ‘정체’ 

최근 미국 내수 철강 수요는 연간 9,500만톤 안팎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22년 연간 수요는 9,450만톤을 기록했으며 2023년은 9,350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4년 미국 철강 수요는 소폭 늘어난 9,500만톤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수입량 2위를 차지하는 미국은 국내 철강업계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미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철강은 약 24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다. 일본산 철강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약 112만톤이 미국으로 유입됐다. 캐나다 철강 수입이 640만톤, 멕시코 401만톤, 브라질 355만톤에 이어 한국과 일본이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 중이다. 

이에 한국산 철강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이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이후 수출량은 무관세 할당량에 묶여 늘지 못한 탓이 크다. 일례로 미국향 수출은 2018년 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2014년 한때 600만톤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던 미국향 수출은 2018년 이후 200만톤 중반대에 머물러있다. 2021년 한때 280만톤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러·우 전쟁으로 인한 해당 지역 철강 공급 감소로 일시적인 상승에 그친 모습이다. 

일본 철강재 또한 미국향 수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황을 보이고 있으나,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에 나서며 상황은 반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1,500만톤 안팎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을 소유해 현지에서 제품 공급이 가능한 이점을 충분히 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산업 전환과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기강판 생산능력 확대 등 고급 철강재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 韓 철강업계 대응방안 고심…“가진 것 지키고, 현지화 고민해야” 

일본제철의 이번 인수는 US스틸 주주들의 승인, 관례적인 규제 승인 및 기타 관례적인 마감 조건을 거쳐 2024년 2분기 또는 3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제철의 과감한 투자가 알려지자, 국내 철강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대응 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놀라움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대응 방안 찾기에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사진=현대제철)

일본제철의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에 따른 국내 업계 점유율 하락을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최근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다. 국내 철강 제조사 임원은 “기존 국내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요 수출시장에 대한 현지화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현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도 현지화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US스틸 인수를 통해 일본 철강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철강 수요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 내 상공정은 물론 원료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수 수요업계에 미치는 영향력 강화와 멕시코 철강시장 입지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와중에 M&A를 통해 이를 돌파하는 모습”이라며 “아르셀로미탈과 같이 전권역에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상징성을 갖게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일본철강의 리딩파워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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