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판매·수출 모두 부진...밀어내기 중국산에 속수무책
중국산 수입은 2년 연속 증가세-국산 수급 실적은 연달아 감소세
국내 특수강봉강 수급 실적이 2024년 들어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의 밀어내기 수출에 업계의 판매 실적과 감산이 계속되고 있는 중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특수강봉강 생산은 68만1,877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2023년 특수강봉강 연간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7% 감소했던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산 수입 급증의 영향으로 올해 1~4월 중국산 특수강봉강은 24만6,946톤 수입됐다.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1~4월 물량이 전년 동기보다 79% 급증한 바 있는 가운데 올해는 급증한 지난해 동기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이 국내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내에선 “생존이 우려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현지 부동산 경기 악화와 제조업 부진에도 과잉 특수강봉강 생산에 나선 가운데 쌓인 과다 재고를 우리나라 등에 저가 ‘밀어내기’ 수출에 나서면서 국내 특수강 업체에 큰 압박을 주고 있다.
국내 제조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업황 대응을 위한 감산이 진행됐던 가운데 올해는 중국산 수입이 더욱 증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감산 기조도 해를 넘겨 연장되고 있다.이에 일부 국내 특수강 제조사는 중국산 특수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 청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산업 피해가 객관적으로도 크고, 소량·다품종·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특수강 업체가 무너지면 국산 소재 산업이 위태로워지고, 또한 미래차·항공우주·원전·방산 등 미래&첨담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지속 노출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특수강봉강의 판매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협회자료에선 국내 특수강봉강의 1분기 내수 판매가 64만8,03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업체별 자료에서도 세아베스틸의 1분기 봉강 매출액은 4,311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852억6,600만원보다 11.1%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1분기 봉형강(철근+특수강)사업부 매출액은 1조9,337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조3,551억5,700만원보다 17.9% 감소했다.
지방 중견·중소 제조사들도 특수강봉강 부문 판매가 줄고 있다. 동일철강 봉강사업부(봉강+마봉강+환봉)의 1분기 매출은 44억1,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9억5,500만원 대비 36% 감소했다. 광진실업의 봉강사업부 1분기 내수 매출도 103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 감소했고, 동일산업 봉강사업부의 1분기 내수 매출 역시 513억1,300만원 수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이외 대다수 특수강봉강 제조사들도 분기 판매량과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수강봉강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물량을 막지 않으면 업계의 판매 감소와 감산 추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라며 “국내 수요가 부진한 점도 실적 악화의 한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해부터 말도 안되는 물량이 밀려 들어오는 수입산이 국내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