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추천·예측·자율제어까지 확장되는 제조 AI
제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이 생산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 AI의 쓰임새는 설비 이상 감지나 데이터 시각화 같은 보조적 역할을 넘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품질과 안전, 원가를 함께 고려하는 예측·판단 단계로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철강과 비철, 부품·소재 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AI를 얼마나 도입했는가’보다 ‘어디까지 맡기기 시작했는가’에 있다. 공정 조건 추천, 설비 이상 사전 감지, 안전 위험 예측, 일부 공정의 자율 제어까지 AI의 관여 범위가 넓어지면서 제조 현장의 운영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기업의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대형 제철소와 제련소에서는 스마트팩토리 이후 단계로 공정 판단을 소프트웨어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중견·중소 제조 현장에서도 MES 기반 데이터 축적과 공정 예측 모델 도입이 현실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고위험·고변동 공정일수록 AI의 필요성이 먼저 제기되고 있으며, 안전 관리와 품질 안정화가 제조 AI 확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조 AI의 성패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 인프라와 현장 인력, 이를 뒷받침할 교육·제도적 기반에 달려 있다는 인식도 공유한다. AI는 더 이상 선택적인 신기술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의 조건으로 전환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 스마트팩토리 넘은 ‘인텔리전트 팩토리’…포스코, 제조 AI의 다음 단계를 열다
제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철강산업에서도 ‘스마트팩토리’ 이후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설비 자동화와 공정 디지털화를 넘어, AI가 예측·판단·제어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규정하고, 디지털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전환(AX·AI Transformation)까지 아우르는 제조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기존 스마트팩토리를 AI 기반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고도화하고 있다. 핵심 목표는 환경 규제 대응, 원가 절감, 품질 안정화다. 단순한 공정 자동화가 아니라,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통합되고 AI가 이를 분석해 공장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지향한다.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모든 공정 데이터를 자동 수집·통합·서비스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장이 예측·판단·제어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공장”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가 설비와 공정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단계였다면,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AI·빅데이터·로봇 기술을 결합해 공정조건 최적화와 자율조업까지 구현하는 진화 단계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제강과 표면처리 공정이다.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은 전로 조업 전 과정을 자동화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기술’을 적용해, 작업자가 버튼 한 번으로 최적 취련 패턴을 실행하도록 했다.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 역시 쇳물 예비처리 공정에 AI 영상 인식과 조업 노하우 모델을 결합한 ‘KR 자율조업 기술’을 도입해, 조업시간을 약 3% 단축하고 수율을 2%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강판 아연도금 공정에서도 AI 활용 성과가 확인된다. 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에 딥러닝 기반 코팅중량 제어 솔루션을 적용해, 코팅중량 편차를 기존 수작업 기준 7g/㎡ 수준에서 0.5g/㎡까지 줄였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자동차강판 전반과 해외 CGL 라인으로 확산하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코일카 소재 걸림을 사전에 감지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설비 이상과 정지 리스크를 줄이는 사례도 공개됐다. IoT 센서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상 징후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를 예지보전·품질관리·에너지 효율 최적화로 연결하는 구조다.
AI 적용 범위는 안전과 물류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크레인 작업구역에 LiDAR 센서와 AI CCTV를 결합한 ‘Smart Fool Proof’ 시스템을 적용해, 근로자 접근 시 자동으로 안전바리어와 경보를 작동시키고 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CCTV를 활용해 출하 제품 검수와 위험구역 침입 감시를 자동화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코일 포장·출하 공정에서는 AI 스마트 CCTV가 트럭에 적재된 2톤 코일 14개의 라벨과 차량 번호를 자동 인식해 출하서와 대조함으로써, 검사·출하 프로세스를 무인화했다. 포스코는 이를 인텔리전트 팩토리의 대표적인 품질·물류 지능화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략의 중심에는 포스코DX가 있다. 포스코DX는 철강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물류 등 그룹 주력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 AI를 확산시키며, DX를 넘어 AX를 주도하는 계열사로 포지셔닝된다.
이를 위해 포스코DX는 인지(Vision Intelligence)·판단(Decision Intelligence)·제어(Control Intelligence) 3개 축의 AI 엔진을 개발했다. 이 엔진들은 철강 제조, 물류, 안전관리 등 다양한 현장에 공통 플랫폼처럼 적용되는 구조다.
특히 공장을 가상환경에 그대로 구현해 AI를 학습시키는 ‘피지컬(Physical) AI’는 포스코DX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디지털트윈과 강화학습을 결합해 실제 설비의 관성, 가속도, 노이즈 등 물리 조건을 반영한 가상 환경에서 AI를 학습시키고, 이를 현장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포스코DX는 이 기술을 수십 톤 코일 하차 시스템 등 철강 물류 공정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포스코DX는 그룹 내부용 생성형 AI 플랫폼 ‘P-GPT’를 통해 사무·엔지니어링 영역의 AI 활용도 넓히고 있다. 최근 공개한 ‘P-GPT 2.1’은 최신 생성형 AI 모델을 추가하고, 메일·일정·문서 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업무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P-GPT는 2023년 1.0 구축 이후 2.0을 거치며 멀티 LLM 기반 질의응답, 맞춤형 AI 에이전트 생성, 자동 프롬프트 개선 기능 등을 도입했다. 현재 37개 그룹사, 2만여 명의 임직원이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회의록 요약, 다국어 번역 등에 활용 중이다. 보안이 중요한 사내 환경을 고려해 RAG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포스코DX는 내년 상반기 다국어 번역 기능 고도화를 거쳐 해외 법인으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제조 특화 AI 모델을 추가한 ‘P-GPT 3.0’을 출시할 계획이다. Graph DB 기반 검색 기능을 강화해 보다 정교한 정보 검색과 협업을 지원하고, 향후 대외 시장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 현대제철 "올해 SDF 구축 목표…의사결정 자동화 과제 주력“
현대제철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제조 공정 최적화, 설비 안전 관리, 경영 효율화 등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D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4년부터 DX연구개발실을 신설, 팀 단위로 분산돼 있던 AI 기술 조직을 하나의 실로 통합해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X연구개발실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기획과 인프라 체계 구축, 빅데이터 분석, 로봇 응용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AI를 비롯한 DX 미래핵심기술 내재화를 위해 매해 실 단위의 중점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전문가 육성을 위해 3단계 레벨로 구성된 선발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신규 과제 발굴을 위한 AI·빅데이터 페스티벌도 매해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항만 운영 최적화 모델 △해외 법인 분석 리포트 자동화 프로그램 △AI 기반 품질 예측 및 제어 시스템 △4족보행 로봇(SPOT) 운영 △기존 산업용 로봇의 지능화 등 AI 기술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항만 운영 최적화 모델은 선박 위치와 접안 시간을 AI로 분석해 최적의 배치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제약조건 속에서도 최적의 선석 계획을 도출할 수 있어 작업 효율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해외 법인 분석 리포트 자동화 프로그램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해외 법인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자동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관련 업무 소요 시간을 90% 이상 감축시키고 있다.
AI 기반 품질 예측 및 제어 시스템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설비 상태를 분석해 사전에 정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1열연공장에 적용하고 있다. 모터의 고장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해 모터 정비로 인한 설비 비가동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4족보행 로봇을 운영해 고위험구역을 비롯한 사각지대 순찰, 심야시간대 설비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당진제철소에 선재 태깅 로봇, 인천공장에 빔블랭크 형상 분석 로봇, 포항공장에 전기로 개공로봇을 도입하는 등 실증 사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DX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올해부터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Software Defined Factory)를 구축하는 등 설비 자동화 다음 단계인 의사결정 자동화 과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부터 소프트웨어 기반의 의사결정을 확대한 '지능화'를 목표로 AI 활용 조업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공정 간 연결 및 최적화를 통해 오는 2031년부터는 자율생산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 AI 자율 점검에서 스마트 제련까지…제련소도 AI 시대
인공지능(AI)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전략으로 산업 현장의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산업 AI 활용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AI 팩토리, 자율제조 시스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위험·고밀도 공정이 많은 비철금속 산업에서 AI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비철금속 제련과 가공 공정은 고온, 유해가스, 복잡한 설비 구조로 인해 산업재해 위험이 높고, 설비 유지·보수 비용 또한 상당하다. 정밀한 공정 관리와 동시에 안전 확보가 필수적인 산업 특성상, AI 기반 점검과 이상 감지 기술은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산제련소에 세계 최고 수준의 4족 보행 로봇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Spot)’을 도입하며 제조 AI 활용의 대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온산제련소는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처음으로 스팟을 현장에 적용해 ‘스마트 제련소’ 구현에 한 걸음 다가섰다. 스팟은 초음파 센서, 적외선 카메라, 유해가스 감지기, 음향 센서 등을 활용해 총 466개 점검 포인트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자율 순찰하며 설비 온도 측정, 가스 유출 및 누액 감지, 충돌 방지, 실시간 경보 기능 등을 수행한다.
고려아연은 스팟을 통해 점검이 취약했던 시간대에도 고위험 구역을 상시 관리할 수 있는 자율 점검 체계를 구축했다. 확보된 데이터는 설비 정비체계 고도화와 이상 징후 조기 감지에 활용되며 향후 열화상 카메라와 가스 정량 측정 센서, 360도 회전 카메라를 추가해 공정 변화와 설비 상태를 추적·관리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드론과 자율주행 차량, IoT 센서 등을 연계한 AI 기반 통합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AI 도입 흐름은 고려아연뿐 아니라 LS MnM, 풍산 등 주요 비철금속 기업이 집적된 울산 산업단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울산시는 제련·가공 등 제조 전반에 AI를 접목해 산업 안전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AI 수도’ 도약을 선언하며 관련 인프라와 정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비철금속 산업에서는 AI를 활용한 공정 최적화, 에너지 효율 개선, 탄소 배출 관리가 산업 생존과 직결된다. 품질 예측, 설비 이상 진단, 안전관리 영역에서 AI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수록 생산 안정성과 비용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제조 AI 확산을 위해서는 선도 기업의 기술 도입뿐 아니라 산업 전반을 뒷받침할 인프라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AI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제조 현장의 안전과 효율,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다. 수십 년간 국가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해온 비철금속 산업은 이제 디지털과 친환경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제조’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 제조·안전까지 맡긴다…KG스틸의 AI 전환
KG스틸은 전기주석도금강판(TP) 제조 공정에 AI 기반 자율제조 시스템을 도입하며 제조 방식 전환에 나서고 있다. KG스틸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추진하는 ‘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에서 철강 업종 국가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TP 공정에 AI 자율제어 기술을 적용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번 사업은 2025년 9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총 4년 6개월간 2단계로 진행되며, 최종적으로 공정 자율제어율 8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 KG스틸은 연간 약 50만 톤 규모의 TP 생산능력과 극박 냉간압연·전기도금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자율제조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KG스틸이 추진하는 AI 자율제조 시스템은 외부 AI 솔루션을 단순히 적용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회사가 축적해 온 전기도금 공정 기술과 냉간압연 노하우를 AI 모델과 결합해, 공정 스스로 상태를 판단하고 제어하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연속전기도금 공정에서 도금용액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필요한 만큼만 도금하도록 제어함으로써, 원료 사용을 최적화해 연간 20억 원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단계 자율제조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는 공정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메인 도금 공정을 중심으로 제어 모델 개발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 리플로우(Reflow)와 탈지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순차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TP 원재료인 BP(Black Plate)의 결함을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을 설계해, 품질이 검증된 소재만 전기도금 공정에 투입되도록 하는 구조도 설계한다.
27년 3월부터 진행 예정인 2단계에서는, 개발된 AI 모델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최적화 가이던스 모델을 시작으로 자율제어 모델로 실증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며 ‘비전AI 솔루션’(작업자의 안전, 품질/설비 이상감지)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KG스틸 당진공장의 석도 제조 공정은 AI 기반 자율제조 연속도금라인으로 전환된다.
KG스틸 관계자는 “AI 기술을 철강 공정에 특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안전 분야에서는 단순 감지나 알람 중심의 수동적 시스템을 넘어, 작업자의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보다 능동적인 안전 관리 체계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적용 범위는 TP에 그치지 않는다. TP와 동일한 연속전기도금 라인에서 생산되는 TFS(크롬도금강판, Tin Free Steel)에도 자연스럽게 병행 적용되며, 향후에는 전기아연도금강판(EGI)으로까지 확대하여 공정 속도를 한층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KG스틸은 이번 M.AX 사업을 통해 개발되는 AI 모델을 특정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연속 코일 공정 전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KG스틸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제조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자사의 AI 기반 제조 모델이 도금강판 제조 공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는 “현재 소규모 부품·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기술 역시 향후 철강, 조선, 발전 등 중후장대 산업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 강관 제조, 스마트 공정도입으로 생산성 높여
통합생산관리시스템과 연동으로 제품 품질 정보 실시간 수집
강관 제조업계가 인공지능(AI) 도입과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세아제강은 스마트기술팀을 통해 생산성, 품질, 안전 수준을 모두 높였다. 스마트기술팀이 주도한 DX·AI 융합 성과는 품질관리부터 시작해 공정 제어와 설비 운영까지 다양한 영역에 퍼져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생산한 후 검사 결과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는 방식이었지만 도입 이후 현재 원재료의 화학 성분과 기계적 성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완제품의 물성을 예측하기 때문에 사전 품질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공정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AI 이상 탐지 모델의 도입도 검토 예정에 있으며 향후에는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품질 리스크에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도 계획 중에 있다. 아울러 열처리로의 경우 유지 모드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작업자의 제어 없이도 디지털 트윈 시스템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아제강은 야간 인건비 절감과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JCO 용접 공정에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해 전압과 발열량, 속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후 분석하고 통합생산관리스시템과 연동해 공정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며 불량품 생산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통합생산관리시스템으로 불리는 MES는 제품 주문에 의한 생산에서 완성품의 품질검사까지 전 생산활동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생산 현장의 각종 정보와 생산실적, 작업자 활동, 설비 가동, 제품 품질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를 통해 분석 및 모니터링으로 생산공정을 제어함으로써 고품질 수익 지향성 생산체제를 갖추게 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생산 제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생산됐는지 상세하게 기록하고, 그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MES는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최신의 정보를 실무자나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신속한 응답을 통해 생산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다.
또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줌으로써 비가동 시간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여기에 설비 인터페이스를 통해 작업 지침을 실시간으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해 생산 현장의 오작업을 방지하고 불량 발생 원인을 조기에 발견해 생산 효율을 높여 제조 경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어 한진철관은 구조관 업체 최초로 MES를 도입했다. 국내 구조관 업계에서 최초로 MES를 도입한 한진철관은 축적된 기초데이터를 활용해 계획 생산과 불량률 감소에 중점을 뒀다.
MES도입으로 시간당 생산량은 물론 라인별 실시간 상황 점검, 원자재 재고량 등 전선화하면서 한눈에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진철관은 생산작업을 끝낸 후 취합되던 보고 부문에서 생산정보 집계, 생산성 조회, 실적 및 재공현황 조회가 실시간으로 수행돼 물류와 생산정보의 일원화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바코드에 의한 자동 실적 집계와 내부 물류현황, 설비 가동현황, 설비 이상 현상을 실시간 PDA로 즉시 통보 받으며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 한진철관은 생산 라인별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나아가 정밀한 전력 측정을 위해 별도의 변전실을 운영 중에 있다.
한진철관은 MES도입에서 멈추지 않고 향후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는 MES도입을 통한 데이터 확보 후 AI 빅데이터를 통해 생산 공정 및 기술력 향상을 꾀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에 사업에도 나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양철관은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위한 선제적 설비투자, 최고의 생산설비,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완벽한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자동화 설비 구축으로 인한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인덕션 열처리 설비를 천안공장에 구축했다. 이는 국내 최대 구경 강관용 설비다. 해당 설비는 기존 방식인 열처리 로(furnace)를 이용한 대구경 강관의 노멀라이징(Normalizing; 약 900℃ 부근) 열처리는 고정된 상태의 방식으로 제품 형상 변형이 문제였으나 이번 동양철관이 특허를 받은 열처리 공법은 강관을 회전, 이동시키며 열처리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 공정 데이터에서 예측까지…다이캐스팅 업계의 제조 AI 적용
금형 온도 관리 고도화로 불량률 감소
다이캐스팅 생산공정에서는 구조적으로 일정 비율의 불량 발생이 불가피해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업계의 오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금형 온도, 냉각 조건, 용탕 상태 등 수많은 공정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특성상, 숙련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관리 방식만으로는 품질 편차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다이캐스팅 업계에서는 숙련 의존형 공정 관리의 한계를 넘기 위한 해법으로 AI 활용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불량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공정 조건을 정밀하게 제어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센서와 서버, 분석 시스템 등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계 기법과 AI를 접목해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전자는 다이캐스팅 공정의 품질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AI 기반 공정 데이터 분석과 예측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다이캐스팅 공정에서는 금형 온도가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형 온도가 높을 경우, 내부 수축기포 발생, 열충격에 의한 금형수명 단축이 발생하고 금형 온도가 낮으면 유동성 저하로 미성형, 크렉 발생, 표면 품질 저하가 나타난다.
LG전자는 냉각수 온도, 작용유 온도, 용탕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간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금형 온도와 불량 유형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최적 온도관리 기준을 설정해 관리 전후 불량률을 비교했다.
냉각수 온도 관리 시스템 도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관리 전후의 불량률을 비교한 결과 불량률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실험은 디지털 전환이 실제 공정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이러한 공정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다이캐스팅 공정의 디지털 전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냉각수와 금형 온도 등 핵심 공정 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개선했으며, AI 기반 예측 시스템과 MES 연동을 통해 사전 예방 중심의 품질 관리가 가능해졌다.
공정 관리 수준을 넘어 품질을 사전에 예측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은 현대자동차, 코다코와 함께 다이캐스팅 품질 예측을 위한 지식 조립 모델 생성(KAMG) AI를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설계 문서와 공정 조건에 담긴 제조 도메인 지식을 AI 모델에 직접 반영하는 방식으로 단순 데이터 학습 중심의 기존 AI보다 설명력과 신뢰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AutoML을 결합한 단계적 모델링을 통해 공정 조건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예측 구조를 구현했고 실제 현장 적용 결과 품질 예측 정확도 향상과 불량률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전문가의 암묵지를 모델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친화적인 제조 AI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 철강협회, 철강인의 AI 활용 교육사업 출범 및 ‘안전’ 부문 적용위한 논의의 장 마련
디지털트윈·예지기술 기반 안전 사례 공유
한국철강협회(회장 장인화)는 업계의 인공지능전환(AX)을 독려하기 위한 디지털전환 전문인력 양성을 포항 지역에서 시작했다. 또한 협회는 안전 부문에서 AI를 활용한 스마트안전기술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철강협회는 포항소재산업진흥원(POMIA)과 함께 산업통상부의 ‘지역산업위기대응 맞춤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철강산업 디지털전환 전문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철강도시 포항에서 철강 산업 안정화에 이바지할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번 교육은 포항 지역 주력 산업인 철강산업의 침체와 고용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수요 변화에 부합하는 현장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포항 소재 기업 재직자 대상으로 철강산업 AI(인공지능) 도입 이해과정, 금속산업 문제해결을 위한 인공지능 기초다지기, 금속산업 DX(디지털전환)·AI 융합 도입 기술 등 AI 관련 고도화 대응 교육이 제공됐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전문 공정 및 제품 지식은 물론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산업 수요까지 부응하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위기를 겪고 있는 포항 지역 철강업체에 현장 적응력과 직무 전환 역량을 갖춘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강협회는 AI를 산업계 주요 화두로 떠오른 ‘안전’ 부문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협회는 국내외 스마트안전기술 사례를 공유하고 철강업계의 스마트안전기술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2025년도 제1차 Steel-AI 안전환경협의체’를 개최했다.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협의체는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대한제강 등 주요 철강업체를 비롯해 ICT 기업, 연구 기관 등 총 18개사 약 40명이 참석했다.
이날 전문가 강연에서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유기성 공정안전연구그룹 그룹장이 발표자로 나서 이차전지 양극재 공정, 연주 슬라브 결함 예지, 3D 가상공간 기반 자산·안전관리 서비스 등 산업 현장에 적용된 디지털트윈(현실 모델을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복제한 가상 모델) 기술의 적용 사례와 작업자의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스마트 보호구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서 철강업계의 스마트 안전 기술 적용 사례로는 VIVITY AI의 장유성 대표이사가 ‘철강 공정 설비 및 분석 자동화 시스템 활용 방안’을, 대한제강 박상목 팀장이 ‘ARKERD 방염복 도입 사례’를, 인데이타시스템 곽진오 대표가 ‘AI 기반 제철소 밸브 안전 혁신을 위한 탄성파 감지 기술 및 예측 유지보수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은 철강산업의 AI·DX 도입 현황과 함께 철강 분야에서 추진 중인 정부 지원 AI 사업의 현황 및 주요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철강 AI 연구과제의 기획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철강협회 강성욱 본부장은 “철강업계의 예지·예방 중심 AI 안전관리체계로의 전환은 시대적 요구”라며 “협회는 앞으로 업계의 요청을 적극 반영해 스마트 안전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