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원재료 물가가 지난달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80% 가까이 폭등했다. 원재료 물가는 시간을 두고 최종재 물가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이달 소비자물가도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5월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8%나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198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며, 올해 1월에 45.1%, 2월 45.0%에 이어 3월 52.4%, 4월 56.0%로 두달 연속 5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에는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원재료 물가가 이처럼 뛰는 이유는 환율 상승과 원유, 금속소재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유, 철스크랩 등 수입 광산품과 수입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 품목인 옥수수, 돼지고기 등 농림수산품 가격도 크게 상승하면서 원재료 물가를 끌어올렸다.
원재료 값이 상승함에 따라 중간재 가격도 음ㆍ식료품, 석유화학제품, 금속 1차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23.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재료와 중간재를 합한 물가상승률은 34.6%로 1998년 3월 35.7%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재화부문의 종합 인플레이션 측정지표인 최종재 역시 전년대비 6.8% 상승해 지난 1998년 11월의 14.6%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은 "6월에도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데다 환율 상승까지 가세해 원재료 물가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