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이렇게 오를 줄 알았으면 잡아둘걸.."
급변하는 철강 시황, 신속한 판단과 대응력 요구돼
"12월에 재고 터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어서 물량을 새로 잡지 못한 업체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다"
철강업체 한 실무 담당자는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및 후판의 가격 오름세를 보며, 시의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업체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 해 연말, 일부 업체에서는 회사 매출액을 잡기 위해서 다소 낮은 가격에 재고를 소진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측의 가격 동결 발표 이후에도 예상보다 즉각적인 유통가 인상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열연 스틸서비스센터(SSC) 한 관계자는 "12월 내 매출 전표를 끊어준다는 조건 하에 인상 전의 가격으로 물량을 공급한 곳도 있다"며 "동결 발표 이후 가격 오를 것 같았지만 오히려 유통가격은 이 때문에 더 떨어졌다"고 전했다.
당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던 물량들은 국내산이 톤당 79만원 내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약 3주가 지난 현재, 국내산 열연강판은 톤당 83만원 이상에서도 거래가 되고 있다.
고식지계의 절정을 보인 것은 수입산이다.
12월 당시 수입산 오퍼가격이 기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미래 시황 불투명성과 수입가 부담감을 느낀 업체들은 성약 시기를 미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약시기를 놓친 셈이 됐다.
12월 들어서면서 중국산 열연강판(SS400B) 오퍼가격은 껑충껑충 뛰기 시작했다. 12월 1주에는 톤당 630~640달러(CFR), 3주에는 톤당 640~645달러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실상 이는 지난 해 하반기 내내 정체해왔던 시황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었다. 한 달 전인 11월 1주에는 톤당 610~620달러(CFR)수준에서 오퍼가격이 제시되었던 것을 상기하면 톤당 20~30달러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산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가격은 톤당 77~78만원에서 지지부진하자 대부분 수입 업체들은 관망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 현재는 중국산 열연강판 오퍼가격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기준가는 톤당 660~670달러, 후판도 톤당 700달러를 목전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가격은 톤당 80만원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호가는 톤당 82만원까지 올랐다.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차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초 물량을 싸게 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했다"며 씁쓸해했다. 또 "당시에는 재고를 미리 쌓아둔다고 해도 기대만큼 소진될지 미지수였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들여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의 급급한 것만을 처리하기 바빴던 업체들은 지나간 버스를 아쉬워하고 있다.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나봐요" 급변하는 철강 시황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2011년 철강업계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