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美신용등급 하락후의 국내외 경제 보고서 발표
미국 더블딥 가능성 희박…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하락할 것
2011년 8월 5일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초로 한 단계 강등한 이후 주요국 주가와 달러화에 대한 각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최상위 신용등급 지위 박탈은 미국 재정부실화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에서 재정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정긴축이 불가피하며, 재정긴축은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금융불안을 증폭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의 국내외 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으나 금융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에 비해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능력이 개선됐고, 금융상품의 위험성이 낮아짐은 물론 글로벌 유동성도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국가 부채 리스크 확산, 세계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향후 금융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국가신인도 하락 등으로 향후 약세 기조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금리는 단기적으로는 하락하나 이후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 둔화,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융긴축으로 미국과 신흥국 모두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하반기 국제유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다.
한편 미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 희박하나 성장세는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사정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가계 부채 조정도 상당 부분 진행돼 경기침체를 초래할 정도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불안 여파, 제조업 부문 회복세 지연, 경기부양 효과 소진 등으로 인해 성장세는 당초 예상보다 둔화돼 미국의 2011년 성장률은 기존 예상치보다 낮은 1.5∼1.8%에 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 및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삼성경제연구소가 예상했던 전망치인 4.3%보다 0.2∼0.3%p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분석 결과, 미국경제 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한국경제 성장률이 약 0.2%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1년 미국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 3.0%에서 1.5∼1.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변수로는 환율은 일시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인 후 강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약세, 무역수지 흑자 및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지속, 물가안정을 위한 원화 강세 용인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우세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당초 전망대로 하반기 평균 1,040원, 연평균 1,07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리는 물가불안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대외충격 완화를 위한 금융안정화 방안을 마련이 요청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통해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며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금부터 재정준칙 도입 등 재정건전화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외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금융안정화 방안으로는 기존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를 강화하거나 외환건전성 부담금(일명 은행세) 요율 인상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건부 금융거래세’ 같은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