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테스트 베드용인가?

국내는 테스트 베드용인가?

  • 철강
  • 승인 2011.11.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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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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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기자
  해상 풍력이 철강재 신수요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의 해상 풍력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풍력 관련 세미나와 행사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국내 시장을 바라보는 풍력기업들의 시각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었다.

  얼마 전 참석한 풍력 관련 국제포럼에는 국내 주요 풍력 관련 대기업들이 참가해 각 업체의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사업 구성과 추진과정이 다른 이들 업체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각 업체의 사업 구성과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하던 이들 업체 임원들은 한입으로 “국내 풍력 트랙 레코드를 확보해 해외시장 진출에 노력하겠다”고 마치 짜맞춘 듯이 덧붙였다.

  시대적 관심사인 저탄소 녹색성장과 맞물려 주목을 받는 해상 풍력은 더군다나 육상 풍력과 비교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기간이 오래 걸리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트랙 레코드의 확보가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국내에서의 노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쓰겠다는 이들 대기업의 포부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입을 맞춘 그 상황은 마치 “국내는 테스트 베드용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는 인상을 남겨 취재를 끝내고 나오는 발걸음이 개운치 않았다.

  풍력발전이 주요 신 재생 에너지로 주목받으면서 서남해에 2.5GW의 해상 풍력단지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해상 풍력과 관련한 정부의 잰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남해 해상 풍력단지 프로젝트는 2019년 말까지 정부 및 지자체, 발전사 및 관련업체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2014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100㎿급 실증단지를 조성하며, 2016년 1조6,000억원을 투자해 400㎿급 시범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2019년까지 8조1,934억원을 투자해 2,000㎿급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추가로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해상 풍력은 풍력발전의 새로운 성장 계기로 주목받고 있으며, 더불어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앞으로 철강재 신수요로서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을 테스트 베드용 정도로 생각하는 국내 풍력 대기업들의 태도는 이러한 해상 풍력 발전 계획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모쪼록 국내 해상 풍력산업 관련 기업들이 국내든 해외든 완성도 높은 발전단지를 구축할 수 있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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