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대 3%인하 요구…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도 영향권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채산성 향상을 위해 부품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도요타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게 올 하반기 부품가격에 대해 상반기 대비 3% 인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도요타는 지속적으로 부품 가격인하를 유도해왔지만 기록적인 엔화 강세를 기록한 지난해 하반기를 제외한 최대 인하 폭은 1.5% 수준이었다. 이처럼 도요타가 대폭적인 부품 가격인하로 업체들을 압박하는 이유는 내년 3월 결산에서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한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정부의 에코카 보조금에 따른 일본 내수 자동차 판매 회복에 힘입어 2008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가을 이후 에코카 보조금 종료로 올해 전망은 당초 예상대로 700억 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도요타는 엔고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수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에 해외로 수출하는 완성차 가격을 인상하고 부품 원가를 인하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출하는 완성차 가격 인상이 판매 감소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차종에 한해 인상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 같은 도요타의 부품조달정책 수정은 현지 여타 완성차 업체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업체까지 영향권 안에 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품 원가를 낮추려는 의도로 최근 일본 완성차·부품 업체들이 우리나라 업체들과의 접촉이 잦다는 점에서 도요타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다는 것.
KOTRA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업체와 1차 벤더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통한 납품가격 인하, 가격경쟁력 이외의 핵심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며 “또 공동물류 등을 통한 납품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가격인하 요구에 대한 대응책 마련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