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사에 해양플랜트 발주
석유공사 “국내에 실적 있는 조선사 없었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가 중국 조선사에 해양플랜트를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한표 의원(무소속)이 최근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영국 다나사는 지난 7월 중국 코스코사에 약 4억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저장하역설비(FPSO)를 발주했다.
수주부진의 아픔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를 버리고, 최대 경쟁자인 중국에 대규모 해양플랜트를 발주한 것.
김 의원은 “우리 조선 산업은 유럽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불황에 빠져들어, 지난 2분기 누적 수주량이 전년 대비 61.4%나 감소했다"며 "정부는 해외플랜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공기업인 석유공사는 중국업체에 발주해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중국에 신조 발주를 준 배경에 대해 “국내에 원통형 FPSO 수행실적이 있는 조선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에니(ENI)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원통형 FPSO를 수주, 2013년 인도를 목표로 건조 중이다.
한편, 이전 지식경제부는 조선업 불황타개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양플랜트 산업을 육성하기로 결정, 국내 해양플랜트 업체의 수행실적 확보를 위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공기업 발주 해양플랜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