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탄 냉연업계

설국열차 탄 냉연업계

  • 철강
  • 승인 2013.08.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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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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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현 기자
  최근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냉연 유통업계에 닥친 불황이 하나의 이슈, 현상을 넘어 만성화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 팔리는 것 외에 특별한 이슈가 있겠습니까?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닌데… 이젠 뭐 그러려니 합니다.”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노력해도 부질없다는 것인지 자포자기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라는 갑작스런 변화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닥뜨린 오늘날 냉연 유통업계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인류는 위험한 도전을 하게 된다.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CW-7이라는 물질을 발견한 인류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의 반대에도 이를 대량 살포한다. 결국 지구는 얼어붙고 또 한 번의 빙하기가 찾아온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기차 안은 절대 평등하지 않았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로 가득찬 꼬리 칸은 흡사 빈민굴을 연상하게 하고 너무 배가고픈 나머지 서로 잡아먹는 상황에 이른다. 반면 기차의 앞칸의 사람들은 여가와 술,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

  지구가 얼어붙고 기차가 끊임없이 달린 지 17년째. 앞칸 사람들의 통제를 받으며 힘없이 살아가던 꼬리 칸 사람들에게는 평등이란 단어는 잊혀졌다.
그러던 어느 날 꼬리 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꼬리 칸을 해방시키고 기차의 절대권력자가 있는 엔진 칸을 점령하고자 폭동을 일으킨다.

  커티스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해결하며 한칸 앞으로 나아가는 사이 상당한 희생도 뒤따랐지만 마침내 엔진 칸에 도착한다. 엔진의 주인이자 기차의 절대 권력자인 윌포드는 커티스에게 얘기한다. 전 세계의 사람 수가 시간이 지나도 일정하게 유지되듯 정확한 개체, 정확한 사람 수를 유지해야만 기차가 움직일 수 있다고…. 결국 커티스의 폭동 또한 기차의 기득권에 의해 치밀하게 짜인 것이었다.

  영화 속 몇몇 장면들이 오늘날 유통업계와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영화 속 지구의 종말은 비록 외부의 원인이 아닌 인류 스스로 자초한 문제였다. 현실 속 유통업계는 예측할 수 없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라는 외부 요인이 작용하고는 있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스스로 문제를 갖고 있다. 정확한 개체와 인구의 조절만이 세계와 기차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영화 마지막 윌포드의 이야기처럼 철강업계와 유통업계의 치밀한 계산과 조절, 노력이 있어야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무기력하게 당해왔던 17년 세월에 신선한 자극제가 된 커티스의 폭동과 같이 불황이 만성화 돼가는 유통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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