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순항 … 글로벌 철강사 ‘눈앞’
대한민국 철강역사의 산실인 동국제강(대표 남윤영)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동국제강은 한국 최초의 민간 철강기업으로 창업주 장경호 회장에 의해 1954년 7월 7일 서울 당산동 4가 91번지에서 태어났다. 못과 철사를 생산하는 회사로 출발해 장상태 2대 회장을 거쳐 현 장세주 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를 이어서 철강산업에 전념해왔다.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고로 제법과는 다른 큐폴라 공법을 통해 쇳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국내 최초로 전기로 공법을 사용해 쇳물을 만들었고 1965년에는 남한 최초의 고로인 삼화제철소를 인수해 가동한 바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연간 360만톤에 달하는 쇳물을 전기로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1971년부터는 한국 최초로 후판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여 세계 5대 후판 생산 메이커로 명성을 높였다.
세계적인 철강 경기 위축에 따른 여파에 우여곡절도 있지만 최근 유상증자,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뻬셍제철소) 건설 등 단·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재도약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 국내 철강산업 기틀 다진 동국제강의 기업가들

동국제강의 창업주 장경호 회장은 1899년 부산시 동구에서 태어나 청과시장이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19년 장 회장의 나이 20세에 3·1운동이 일어났다. 시련과 번뇌의 시절을 보낸 장 회장은 27세에 대궁양행이라는 간판을 걸고 가마니 장사를 시작했다. 36세에는 일제의 쌀 공출과 군수물자 수송에 필요한 가마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남선물산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장경호 회장은 신설 설비를 인수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철강에 던지는 결심을 했다. 해방 후 재건이 한창이던 우리나라에 있어 철강업은 국가 부흥에 이바지하는 바람직한 사업이었다. 전후 복구 시기였기 때문에 건축붐으로 인한 못의 수요는 크게 늘었고 밤낮없이 못을 만드는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창업주 장경호 회장은 “남자로 태어난 것,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기쁘고 남자로써 할 일이 많은 후진국에 태어나 보람찬 일을 할 수 있는 업종은 철강업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철강보국의 이념을 남겼다.
이후 장경호 회장은 1963년 대규모 철강 단지를 만들기 위해 부산 용호동 갯벌 21만평을 최종후보지로 확정하고 철강 기지 건설에 나섰다. 많은 이들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선을 보냈지만 집념 하나로 갯벌을 메워 나갔다. 그렇게 지어진 용호동의 부산제강소는 국내 최초 전기로 제강시대의 기틀을 다졌다.

동국제강 2대 회장인 장상태 회장은 한국 철강엉계의 대부(大父)로 통하는 엘리트 경영인이었다. 1945년 부산 동래고, 1950년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1955년 농림부 국비 유학생으로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당시로서는 드물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장 회장은 유학에서 돌아온 후 농림부에서의 안정된 미래 대신 1956년 선친인 장경호 회장이 경영하고 있던 동국제강에 입사하면서 철강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0년 4월 타계할 때까지 오직 철강 한 우물만 파오며 국내 철강산업을 개척했다.
1964년부터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1960년대 한국 최대 민간 철강공장인 부산제강소(연산 180만톤) 건립의 중심에 섰다. 최초로 용광로 제법을 도입하기도 했으며 현대식 전기로 방식의 제강 공법을 도입해 철강 기술 자립을 주도했다.
장 회장은 1971년 국내 최초로 후판을 생산하는 등 1970년대까지 동국제강을 재계 3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1972년에는 한국철강과 한국강업 등 철강기업을 인수했고 1985년 연합철강(現 유니온스틸)과 국제통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그룹의 성장을 도모했다.
특히 1990년대에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후판, 철근, 형강 연산 450만톤 생산능력의 포항제강소를 건립해 현재와 같은 780만톤의 철강 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동국제강의 기틀을 세웠다.
그는 ‘합의 경영’ ‘서슴없는 개혁의 정신’ ‘철을 통해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경영철학을 일관되게 실행해 왔다. 지난 1994년 노조 항구적 무파업 선언, 1996년 송원문화재단 설립 등 한국의 기업문화 발전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포항제강소 건립 당시 “100만원만 있어도 설비에 투자하고 아내의 반지를 팔아서라도 최고의 설비를 갖추는 데 보태겠다”는 그의 말은 철강인들 사이에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장세주 회장은 197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계획예산과, 인천공장 제강과 대리, 본사 회계과장, 일본지사 차장, 인천공장장, 영업본부장, 기획실장 등 전 부서를 경험한 뒤 1999년 사장직에 올랐다. 어떤 특별대우도 없이 다른 직원들과 어울리며 모든 과정을 거친 것이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시대의 개막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03년 매출액 2조원 돌파 ▲2004년 매출 3조원 돌파 ▲2005년 국내 최초 브라질 제철 사업 진출 선언 ▲2006년 당진 신규 후판공장 건설 추진 ▲2007년 본사 이전 및 브라질 고로진출 선언 ▲2008년 수하동 신사옥 ‘페럼타워’ 기공식 ▲2009년 인천제강소 국내 최초 120톤 에코 아크 전기로 착공 및 기술연구소 준공 ▲2012년 인천제강소 1호 압연공장 가동 등 다양한 성과와 함께 끊임없는 도전을 시도했다.
평소 장세주 회장이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디테일 경영’이다.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을 때 큰 변화와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지론이다.
2001년 9월 장세주 회장이 당시 신임 회장에 선임된지도 어느덧 약 13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발간한 장상태 회장 10주기 추모집에서 장 회장은 아버지께 “크게 성장한 동국을 보여드리겠다”며 “‘브라질 프로젝트’를 착수해 동국의 큰 그림을 세계 속에 확산시키는 일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요즘 ‘새로운 동국’을 위한 고민이 한창이다. 60년의 숙원이었던 고로 건설의 꿈이 현실화를 1년여 앞둔 가운데 그의 눈은 이제 ‘한국’에서 ‘세계’로 향하고 있다.
■ ‘강점에 집중, 기본에 충실’ 불황타개 선언
창립 6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올해 경영방침을 ‘강점에 집중, 기본에 충실’로 정한 데 따라 하반기에도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근, 형강, 후판 제품군의 포트폴리오를 고급화하고 수익성을 높여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의 봉형강 사업부문은 선제적인 고효율 설비 도입과 합리화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 철근·형강 등 제품을 고급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산 200만톤 생산능력의 철근 주력 생산 기지인 인천제강소는 고장력강 철근과 초고장력강 철근 등을 집중 생산해 경쟁력을 배가 시킬 방침이다. 포항에서는 인천제강소를 보완해 내진용 철근, 대구경 철근, 나사 철근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최고급 철근 시장을 확대해 후발주자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형강 사업부문은 포항과 부산에서 안정적인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진용 형강, 초고장력 형강, 조선용 형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후판 사업부문은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부터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일본의 JFE스틸과 후판 기술협력을 강화해 고로제철소의 경쟁력을 공유하기로 하면서 불황기 공급과잉 시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춰 나간다는 전략이다.
저온에서 사용 가능한 해양구조물용 후판, 조선용 온라인 정밀제어 열가공처리 TMCP 후판, 내부식성 라인파이프용 후판 등 최고급 후판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해양플랜트용 후판(에너지용 강재) 제품은 이미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의 프라임급 제품 상업생산 수준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돌입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 10년의 집념, 열정의 브라질 제철소
동국제강이 추진 중인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공사가 종합공정률 57%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내년이면 꿈에 그리던 ‘글로벌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발판 삼아 철강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동국제강은 후판 사업 부문의 글로벌 일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2001년부터 브라질 진출을 준비해왔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철광석이 가장 풍부한 국가 중 하나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직접 양질의 쇳물을 직접 만들어 후판의 반제품인 슬래브를 한국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일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연산 300만톤 규모를 자랑하는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2012년 7월에 착공해 2015년 말 완공 및 201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올 6월 기준 약 57%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 8월부터는 실제 조업에 투입될 브라질 현지 인력을 채용해 본격적인 교육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엔 세계 9위 철강사인 일본 JFE스틸과 기술협력 협정을 맺으면서 후판 사업부문 총괄 엔지니어인 타가네 아키라 이사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후판 압연기술과 슬래브 소재설계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브라질 일관제철소 투자는 고급강 제품 판매로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해지고 철강, 물류, IT 등 계열사의 글로벌화는 물론 북중미 및 남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슬래브 구매비가 연간 302억원 절감되며 Extra 구매비용 역시 연간 332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API재 후판의 매출이 연간 7000억원 증대하고 영업이익도 연간 350억원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일관제철소에 들어간 모든 설비는 무관세 혜택을 받았다. 브라질 내에서는 첫 케이스”라며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북미·유럽 등지에 수출이 용이해져 국내 경기가 부진해도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은 동국제강, 포스코, 발레(Vale)의 합작사업으로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동국제강이 지분의 30%를, 포스코와 발레(Vale)가 각각 20%,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 브라질제철소 건설현황> | |
2001. 09 | 브라질 진출 검토 |
2007. 11 | 고로 제철소 사업 추진 선언 |
2008. 04 | 합작사(CSP) 설립 |
2010. 11 | 동국제강-발레-포스코 MOU |
2011. 06 | 건설 환경 허가 취득 |
2011. 08 | 부두 준공, 원료 컨베이어벨트 가동 |
2011. 12 | 제철소 설비 발주 개시 |
2012. 07 | 토목공사 개시 |
2014. 04 | 9,480억원 채무보증 결정 |
2014. 06 | 건설공정률 57% |
2015년 말 | 완공 예정 |
<브라질제철소 공사 진행현황> | |||
구분 | 계획 | 실적 | 공정 달성율 |
설계 | 97.20% | 97.20% | 100.00% |
구매/제작 | 77.70% | 75.20% | 96.70% |
건설 | 27.50% | 26.80% | 97.70% |
감리 | 2.20% | 1.10% | 50.00% |
종합공정률 | 56.10% | 54.40% | 97.00% |
자료 : 동국제강 (2014년 4월 12일 기준) |
(BOX)동국제강, 1조원대 유동성 보유…브라질 OK
동국제강은 탄탄한 재무구조로 ‘절대 망하지 않을 회사’로 꼽힌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의 압박과 우려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18일 주채무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확정했다. 약정 기간은 3년이다.
통상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되면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부채비율 감축,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게 된다. 다만 동국제강은 자산 매각보다는 부채비율 감축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이미 지난 4월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비율(별도 기준)이 189.25%에서 167.78%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업계의 우려는 해소되기 어려웠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2016년까지 브라질 제철소 투자가 예정돼 있어 자금 소요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불안한 시선이 팽배해있다. 현재 진행 중인 브라질 CSP제철소 합작투자에서 동국제강의 투자비용은 7억5000만달러, 채무보증은 12억달러에 달해 전체적인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부실확산을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동국제강의 자금사정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 동국제강은 채무보증으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액이 총 1조3792억원으로 급증하게 됐지만 부채비율 상승 등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동국제강을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한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선정 과정은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의 정량적 정보만을 인정하고 드러나지 않는 기업의 미래 채무상환능력과 같은 정성적인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도 동국제강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 실제 동국제강에 따르면 회사는 현금성 자산 등 1조1600억 원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자산을 활용한 담보 여력도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자산매각은 예정한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질 제철소 투자는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의 든든한 협조 속에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최근 동국제강 본사인 페럼타워에서 장세주 회장을 만나 브라질 제철소의 성공적인 건립과 운영에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특히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의 경험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유상증자 등 각종 자구책을 활용해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최선을 다하고 3년 내에 재무약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언급했다.
동국제강은 탄탄한 재무구조로 ‘절대 망하지 않을 회사’로 꼽힌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의 압박과 우려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18일 주채무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확정했다. 약정 기간은 3년이다.
통상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되면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부채비율 감축,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게 된다. 다만 동국제강은 자산 매각보다는 부채비율 감축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이미 지난 4월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비율(별도 기준)이 189.25%에서 167.78%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업계의 우려는 해소되기 어려웠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2016년까지 브라질 제철소 투자가 예정돼 있어 자금 소요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불안한 시선이 팽배해있다. 현재 진행 중인 브라질 CSP제철소 합작투자에서 동국제강의 투자비용은 7억5000만달러, 채무보증은 12억달러에 달해 전체적인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부실확산을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동국제강의 자금사정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 동국제강은 채무보증으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액이 총 1조3792억원으로 급증하게 됐지만 부채비율 상승 등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동국제강을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한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선정 과정은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의 정량적 정보만을 인정하고 드러나지 않는 기업의 미래 채무상환능력과 같은 정성적인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도 동국제강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 실제 동국제강에 따르면 회사는 현금성 자산 등 1조1600억 원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자산을 활용한 담보 여력도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자산매각은 예정한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질 제철소 투자는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의 든든한 협조 속에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최근 동국제강 본사인 페럼타워에서 장세주 회장을 만나 브라질 제철소의 성공적인 건립과 운영에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특히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의 경험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유상증자 등 각종 자구책을 활용해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최선을 다하고 3년 내에 재무약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