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저가 수입재', 국내 유입 증가에 철강 시장 교란 우려

'日 저가 수입재', 국내 유입 증가에 철강 시장 교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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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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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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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철강사, 내수 시장 불황에 수출 확대로 만회

긴급 주문 확보 위한 저가 수출 공세 강화

韓 철강사, 日과 기형적 수출입 구조 고착화 우려

최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주요국의 긴축정책 강화로 글로벌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철강 제조업체 사이의 판매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내 철강 수입재 유입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 고로사는 내수 시장에서의 수주 감소분을 수출 확대로 만회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동월 대비 8.1%감소한 744만9,000톤으로 집계됐다. 도요타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반도체 수급난 등을 이유로 감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철강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고로사는 내수시장 가격을 방어하는 판매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 철강 시장내에 일본산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철강 제품 가격 측면에서도 중국은 주요밀 감산 확대와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 등에 따라 저가 수주 자제에 대한 기조로 선회했다. 일본 고로사의 경우 긴급 주문확보를 위해 저가 공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엔저의 영향까지 더해져 중국산 보다 저가로 오퍼하며 국내 철강생태계 및 시장 교란을 유발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일본산 열간압연강판(HR)의 경우 중국산 보다도 톤당 20~30달러 낮은 가격(FOB 기준 590~600달러)으로 9월적 성약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철강사들 또한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 수리일정 조율 등을 통한 공급량 조정 등을 검토 중이던 상황이다. 이에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일본산 저가 수입재는 국내 철강시장 질서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저가 수입재 범람에 따른 시장교란이 지속될 경우 한국 철강사도 수출 물량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철강사의 수출 물량 증가는 일본 업체와 기형적 수출입 구조로 고착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가 간 무역 갈등까지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입재 방어는 국내 철강시장 보호뿐만 아니라 원자재를 공급하는 고로밀과 원자재를 외부로부터 조달해 철강재를 생산하는 단압밀간에 협력 생태계를 구축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고로밀은 국내 하공정 업계의 수익성 유지를 위한 가격 지원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수입량 감소로 국내 시장에 국산재 수요가 증가할 경우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통해 하공정업체에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보장할 수 있다.

국내로 유입되는 수입재의 영향으로 한국 철강사들은 오랫동안 생산 물량을 국내가 아닌 수출로 소화해야 하는 기형적인 수출입 구조가 고착되어 왔다. 전통적인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은 자국의 고품질 국산 소재를 적극 사용해 자국 시장에서 철강 수입 비중이 각각 16%와 10%에 그치는데, 이는 한국의 철강 수입 비중이 31%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반덤핑(AD) 및 상계관세(CVD)와 같은 무역 규제 조치도 저조하고, 특정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일정 가격 이하의 수입을 금지하는 세이프가드 및 최저수입가격(MIP)제도, 각국의 관급재 조달 시 국산재 사용을 장려하는 Buy National과 같은 제도도 없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경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명분하에 수입재에 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AD/CVD 규제 및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했으며, EU는 미국의 232조 도입 이후 풍선효과로 인한 역내 수입재 급증을 우려해 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고로사 또한 일본 수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추후 양국간 통상문제로도 번질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고품질 국산 소재를 사용해야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며 “제조업 르네상스를 꿈꾸는 세계 5대 제조강국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수입 철강재 의존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주요 철강사는 최근 한계 수준까지 축소된 밀마진 여건하에 제품 생산량 조정에 나선다. 이를 통해 수익성 및 시장 수급 개선해 단기적으로 시장가격이 상승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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