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특수강 업계, 건설 대체 수요 개발 필요

(이슈)특수강 업계, 건설 대체 수요 개발 필요

  • 철강
  • 승인 2024.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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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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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침체 장기화 및 중장기 투자 위축 우려...“강건재 수요 올해도 줄어들 것”
수소·풍력·우주항공 등 고부가 미래 먹거리 산업에 주목

- 건설침체 올해도 계속...특수강 업계 타격 불가피 

특수강 최대 소비 시장인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가 올해 하반기에도 업황 반등을 이루기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특수강 업계가 판매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에 따르면 특수강 시장에서 선재 수요 중 건설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봉강은 약 60%가 자동차와 중장비 부분에 소비되는 가운데 나머지 물량의 대부분은 건설향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특수강 판재와 특수강 강관 등도 건설·토목 산업 판매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에 특수강 업계는 건설 시장 업황에 따라 영업 실적과 수익성, 수급 전략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 공공 부문 건설 부진과 민간 부동산 시장의 부진 등이 겹치며 특수강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올해들어서도 일부 수도권 및 경남·부산 특수강 업체들은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도 건설업 부진 및 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지난해 연말 본지 주체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신규 수주의 경우 민간 건축 수주 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공공 토목 수주도 부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2024년 국내 건설수주액을 2023년보다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올해 2월에 열린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세미나에서도 “올해 고금리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건설 수주, 건설 투자가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된다”라고 다시 확인시키며 “이에 건설자재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건설업 부진이 본격적으로 건설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지적했다.  

이에 건설 시장 의존도가 높은 특수강 시장에서 대체 수요 발굴이 필요하단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평가되는 수소와 풍력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400kg급 STS 316L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시제품
400kg급 STS 316L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시제품

 

- “건설업 비중 낮추는 세일즈믹스 수정 필요”...수소·풍력·우주항공 등 ‘대안’으로 부상

특히 수소 시장은 향후 10여 년간 연평균 40~50% 수준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특수강 기업들은 수소 취성과 극한 환경 극복이 가능한 스테인리스강, 듀플랙스강, 하이니켈강, 고망간강 등을 가공 소재로 공급하거나 강관, 판재, 봉형강류로 가공 생산하여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수강의 경우 수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로 부담이 있는 소재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극저온과 내취성, 내식성, 고내구성 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수소의 육상 및 해상 생산·저장·운송·활용 설비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도 꼽히고 있다. 

이에 다수의 특수강 제조사가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향후 특수강 수요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풍력 시장에선 기어박스와 터빈, 볼트 등 부품류에 특수강이 주로 적용되는 가운데 특수강 업계는 해상 풍력 수요에 급격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높은 내구성과 극한 환경을 이겨낼 내마모성, 극저온성, 제품 개발 및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향후 10년간 연평균 15~20% 성장이 기대되는 해상풍력 발전기에 부분에선 특수강 소재가 높은 진입 장벽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상풍력용 특수강 소재가 발전기 전체 중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발전기 규격이 점차 대형화되고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이 활발한 편이기 때문에 특수강 수요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해상풍력용 특수강 제품은 터빈의 기어박스, 볼트, 너트 등 체결부품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기어박스 부문에서 특수강 제품은 해상풍력 발전기의 핵심부품으로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를 전기 생산이 가능한 속도로 변환해 모터에 전달하고 터빈의 하중을 지지하는 등 고도의 청정성과 내구성을 갖춘 특수강 소재가 사용돼야 한다. 

더욱이 국내 특수강 업계가 풍력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강력한 소재 공급 경쟁국인 중국 특수강이 풍력용 특수강 부분에서 국산화 및 경쟁력 달성에 미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2011년부터 기어박스용 특수강을 해외 풍력업체에 납품하는 등 다수의 장기·대량 공급 실적으로 글로벌 신뢰도가 높은 가운데 성장하는 풍력 시장에서 국내 특수강 기업들이 경쟁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주항공 부문도 특수강 업계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에 국가 주도 우주개발 사업 및 우주항공 시장을 관리·개발할 ‘우주항공청(경남 사천)’을 신설할 예정이다. 우주항공 부문의 경우 국산화 소재 사용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공공과 민간 시장이 확대될수록 국내 특수강 업계의 수요도 비례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의 일부 특수강 업체들은 보잉과 스페이스X 등 해외 우주항공 기업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공급 능력이 이미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른 특수강 기업들도 우주항공용 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외 진출로 국내 건설업 부진을 극복하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에너지 파크에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튜브 생산공장을 준공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2025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하여 사우디의 대규모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중동지역 건설·토목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 특수강 제조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건설 시장은 중견 건설사를 넘어 대기업계열 건설사까지 위기설이 맴돌 정도로, 강건재 공급자가 수요자의 자금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최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 등 다른 수요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건설업에 일부 치중됐던 특수강 판매비(세일즈믹스) 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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