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철강 역사가 주는 교훈을 생각 한다

짧은 철강 역사가 주는 교훈을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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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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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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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세계경제의 위축과 함께 철강산업은 장기간 침체가 불가피했다. 그러던 것이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 철강업계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우리 철강업계에도 기회가 왔음은 물론이다.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정상화는 그것을 누릴 환경까지 조성해 주었다.

  그러나 지나온 역사는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고 있다. 다시 말해 그 기회를 우리 것으로 제대로 만들지 못했음이 아쉬움이요, 그 기회가 잉태하고 있는 불안과 위협에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그것이다.

  첫 번째 아쉬움은 바로 중국의 수입 수요 대부분을 우리가 아닌 일본이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중국의 철강재 공급능력이 수요보다 부족했고 특히 고급재 생산능력은 아주 미미해 적지 않은 양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준비, 다시 말해 공급능력이 충분치 않아 그 기회는 일본이 대부분 차지했고 또 그로 인해 아사(餓死) 상태에 빠져 있던 일본 철강업계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생산능력 과잉으로 상당수 고로(高爐)의 불을 끄는 등 극도로 움츠러들었던 일본 철강사들은 중국 수요 때문에 다시금 고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기사회생(起死回生)이었다. 이어 힘을 얻은 일본 철강사들은 생산능력 보완과 합리화 등을 통해 다시금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역사에는 만일이 없다지만, 당시 우리가 제3제철소를 제 때에 지었다면 한·중·일 철강산업의 흐름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두 번째 후회는 바로 중국으로 인한 기회(機會, 수요증가)가 위험(Risk, 공급과잉)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 특히 철강산업의 팽창이 가져올 그 불안과 위협에 좀 더 일찍 대처했다면 현재와 같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일본의 수출 공세에 어느 정도는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안방 단속만은 가능하도록 준비했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위협에 대해 거론하면서도 그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는 미흡했다. 아니 국가, 업계 차원에서의 준비는 거의 미미했다.

  그 결과 중국의 과잉공급(Over-flow)에 거의 속수무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전 세계 철강시장이 거의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지만 우리는 특히 심한 혼란과 가격 압박, 수익성 저하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원인 역시 우리의 준비 미흡에다 철강산업의 구조적 특징, 장기간 지속된 공급자 중심 시장에 대한 반발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무튼,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업계가 구심점을 갖고 뭉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자신의 이해에 따라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서둘러 구심점을 찾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하고 철저히 실행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과 그에 대한 준비도 차분히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비록 짧지만 지나온 철강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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