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금속·뿌리업계, 저출산 위기 남의 일 아니다

철강·금속·뿌리업계, 저출산 위기 남의 일 아니다

  • 뿌리산업
  • 승인 2023.11.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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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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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온 문제이지만 올해 들어서도 사상 초유의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합계 출산율이 0.7에 불과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에서는 저출산 현상이 국가 경제와 미래에 큰 짐이 될 것을 진즉에 경고한 바 있다.

그동안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던 정부의 태도도 최근 달라졌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국내 경제가 장기적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지적하고 이 근본 원인으로 저출산 고령화를 꼽은 바 있다.

그렇다면 철강 및 비철금속, 뿌리업계를 포함한 국내 산업계는 저출산 고령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정관계나 시민단체, 학계 등과 달리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극력 반대했지만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 확대 요구는 노골적으로 주장했던 산업계이기에 기자는 사실 이들이 눈 앞의 것만 보는 근시안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해 왔다.

사실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사회현상과 문제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보편적으로 겪었던 문제들이며, 이들을 연구하면 어느 정도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장기적 저출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인해 경제 성장에 큰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옆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해 중소기업 상당수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전경련 등 일부 재계단체들은 외국인 노동자 확대와 이민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민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 특히, 5천년 동안 한 민족으로 살아온 한국인들이 대량 이민에 대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계가 아직 적극적이지 않지만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뿌리업계에서는 나름의 해법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개최된 ‘K-뿌리산업 첨단화 전략 세미나’에서 삼영기계 한국현 대표는 주조업계의 만성적 인력난 극복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1~3년) 및 중기(4~6년) 전략으로 빠르게 이탈하는 내국인 인력을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하기 위해 외국인력 쿼터 확대 및 노동시간 유연화 등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중·장기 전략으로는 첨단화자동화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으로 신규 인력 유입 채널의 다변화를 위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는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뿌리업계에서 일부 인사들만이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있으나 국내 철강금속업계에서도 이 현상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당장 10년 후에 인력 수급에 큰 지장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철강금속업계와 뿌리업계는 정부 및 학계, 시민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저출산 장기화와 인력 수급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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