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사라진 국산 후판 ‘100만톤’…자리 메꾼 수입산 후판 “통계보다 더 많아”

[이슈] 사라진 국산 후판 ‘100만톤’…자리 메꾼 수입산 후판 “통계보다 더 많아”

  • 철강
  • 승인 2024.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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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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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후판 내수 판매 610만 톤대 머물러…코로나 이전 대비 100만 톤 줄어
수출 늘었지만, 내수 판매 부진 상쇄 어려워
블록 및 후판 수입 대폭 늘어…“실제 통계보다 더욱 많을 것”
올해 국산 후판 점유율 추가 하락 전망

지난해 국산 후판 내수 판매가 600만 톤대에 머물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최대 수요산업인 조선업황 부진에도 700만 톤을 웃도는 실적을 나타냈으나, 최근 판매량은 수요산업 시황 개선에도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으로 후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국산 제품 판매량은 증가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산 블록 수입과 함께 낮은 가격을 내세운 수입산 후판 수입이 대폭 늘어나며 국산 수요를 상당 부분을 수입재에 빼앗겼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후판 판매량은 약 6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12.5% 늘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늘었으나 이는 지난 2022년 포항 지역 태풍 피해와 일부 제조사 파업 등의 기저효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후판 제조업계는 줄어든 내수 판매에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출을 늘렸다. 2023년 기준 국산 후판 수출은 약 243만 톤(본지 집계 기준)으로 전년 대비 74.1% 증가했다. 전년 약 139만 톤 대비 74% 늘었지만, 내수 판매와 마찬가지로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앞서 2018년~2019년 국산 후판 수출량은 각각 201만 톤, 228만 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수출량이 코로나 이전 시기와 비교해 크게 늘었으나, 내수 판매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2019년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701만 톤을 기록했으며, 2019년 판매량은 714만 톤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최대 수요산업인 조선업 업황이 부진했음에도 지난해 판매량 대비 100만 톤가량 많은 물량을 내수 시장에 판매했다.

철강업계는 후판 내수 판매 부진에 대해 수입산 후판과 블록 수입을 이유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후판 수요는 800만 톤 안팎으로 추정되며 최근 조선용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현지 제작 블록 물량을 늘리고 있으며 수입산 후판 구입 비중도 대폭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특히 수입산 후판은 낮은 환율과 가격을 강점으로 살려 선박 건조 현장에 유입됐기 때문에 조선 업황 개선이 사실상 후판 판매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크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포스코 후판 제품.(사진=포스코)
포스코 후판 제품.(사진=포스코)

아울러 수입산 후판 유입량은 공식 통계 대비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후판 수입은 약 227만 톤(한국철강협회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컬러후판(painted plate) 등 통관되는 제품 코드의 모호한 부분을 이용해 추가적으로 수입된 물량이 10% 안팎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조선 및 건설용 중국산 일반 탄소강 후판이 간단한 전처리 작업이나, 미세한 도금·도장 작업만 거쳐 컬러후판으로 수입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후판업계는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조선용 후판 시장 규모를 줄이는 한편 비조선용 판매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조선용 후판 판매 비중을 기존 50% 이상에서 45% 미만까지 줄이겠다고 알린 바 있다. 이와 함께 후판 제조업계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시장 개발과 해상풍력 등 신규 수요 확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해 중국산 블록 수입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며 조선용 후판 수요는 수입 제품에 점유율을 더욱 빼앗길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기준 중국산 블록 수입을 통해 조선용 후판 수요는 20만~30만 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그 규모가 50만 톤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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