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간 을지로] 1. ‘을지디멘션’, 깨어난 기억
[다시 찾아간 을지로] 1. ‘을지디멘션’, 깨어난 기억
  • 송규철 기자
  • 승인 2019.05.0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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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정동 철공소 골목... 실타래처럼 얽힌 그 골목들에 배어있는 매캐한 철공 냄새
청계천 공구 상가... 새 간판을 달고 있는 노포들의 또렷한 심장박동
세운상가... 낡은 전파상들 속에 보이는 로봇, 그 랑데부의 푸르름

을지로에 대한 기자의 기억을 깨운 건 서울 종로구 SK빌딩 아트센터 나비에서 ‘스틸라이프:을지디멘션(이하 을지디멘션)’이라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내달려 찾아간 을지디멘션에서 기자를 맞아 준 것은 5개의 전시품뿐이었지만, ‘개인의 기억이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감각적으로 재현·확장·공유되어 사회의 기억으로 자리한다’는 박동준 작가와 아트센터 나비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에 부족함은 없었다.

아트센터 나비와 연결된 카페의 입구에 다다르면 첫번째 전시품인 ‘HAPPY SCREEN’이 우리를 맞이한다. 

아트센터 나비 입구에 있는 HAPPY SCREEN
아트센터 나비 입구에 있는 HAPPY SCREEN

  HAPPY SCREEN’은 이 전시회의 마지막(다섯번째) 작품인 가상현실(VR) 을지디멘션의 예고편이라 볼 수 있다.

두번째 전시품은 ‘큐비스트 미러와 칸딘스키 미러’.

두번째 전시품 ‘큐비스트 미러와 칸딘스키 미러’
두번째 전시품 ‘큐비스트 미러와 칸딘스키 미러’

이 작품은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유스케 토모토에 의해 오픈소스로 제공된 체이너 패스트 뉴럴스타일 모델(Chainer Fast Neural Style Models)을 이용한 것이다.

관람객이 디스플레이 앞에 서면 큐비즘 회화를 학습한 인공 신경망 모델이 웹캠으로 포착한 관람객의 이미지를 학습한 데이터에 따라 큐비즘 또는 칸딘스키 풍으로 표현한다.

기자의 눈을 오랫동안 잡아끌었던 것은 사실, 주유기 모양의 네번째 전시품 ‘데이터 펌프 잭(Data Pump Jack)’이다.

네번째 전시품 ‘데이터 펌프 잭(Data Pump Jack)’
네번째 전시품 ‘데이터 펌프 잭(Data Pump Jack)’
네번째 전시품 ‘데이터 펌프 잭(Data Pump Jack)’
네번째 전시품 ‘데이터 펌프 잭(Data Pump Jack)’

관람객들은 이 주유기의 모니터에 나오는 질문에 답하고 1~5등급의 개인 등급을 받으며 이렇게 배정받은 등급에 따라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주유하게 된다.

원유를 소유하는 것은 지리적 조건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훨씬 많은 수의 경쟁자가 비교적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데이터 시장과는 극명한 차이들을 갖고 있음을 먼저 이해하고 봐도 시사점은 있으리라.

을지디멘션을 관람하며 을지로를 취재하던 기억들이 깨어났다. 이 기억들을 따라가는 게 다음 취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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